가이드라인, 그리고 하나님의 법

몇 달째 가이드라인 guideline, ‘지침’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해오고 있다. 내게 떨어진 과업은 e-커머스 상의 상품판매 페이지의 사진에 대한 표준 가이드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상품을 촬영하는 방식에 대한 기준이 없다보니, 사진들은 점점 더 중구난방이 되어갈 뿐더러 그러다 보니 실무자들간의 예상되는 사진의 전형이라는 것이 없어 끊임없이 의사가 충돌하고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과 업무가 발생해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성적 고려 없는 물리적인…

Family History Book 2018

패밀리 히스토리 북 2018 – 열두지파와 축복의 기도 – 패밀리 히스토리북은 가정이나 소그룹에서 한 주간의 감사한일, 격려한일, 도전되는 일들을 서로 적고 나누며 소통하기 위한 달력입니다. 일상에서도 나눔과 기도가 실천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에서 양평 공명교회와 책보고가게의 백흥영 & 황인성 목사님, 이선영 & 배소연 사모님께서 기획하신 프로젝트입니다. 2018년 에디션의 테마는 구약의 열두 지파입니다. 일러스트레이션 & 편집디자인 : 박하 나무…

OTD, District Y

지난주 여의도 SK 증권본사 빌딩에 들어선 디스트릭트 와이District Y(이하 D.와이)의 오픈 소식을 접하고 궁금하던 차. 월요일 저녁,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퇴근 시간의 D.와이는  오버더디쉬 푸드코트나 가츠규 가게에 손님이 꽤 있었을 뿐, 신규 F&B 공간이라기에는 상당히 한산했다. 오픈한지 일주일 채 되지 않아 단정적인 평가를 하기엔 시기상조이지만, 손창현 오티디코퍼레이션 대표가 인터뷰(하단 원문)에서 밝힌 “파워풀한 테넌트를 구성해 셀렉다이닝에서 한층…

K워크숍 일기(3)

[브랜딩 워크숍, 열한번째] 성경에 ‘겉사람’과 ‘속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다. 딱 맞아 떨어지는 비유는 아니지만 오늘 워크숍에서 만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꾸만 그 단어가 떠올랐다. 프리미엄 식품 커머스로서, 상품이나 서비스로 대표되는 다양한 고객접점에서 드러나는 활동들이 이 조직의 겉사람이라고 한다면, 내부적으로 공유하는 비젼과 조직문화를 속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바야흐로 여정의 반을 넘어가는 브랜딩 워크숍을 진행하며… 겉으로 드러나는 성장과…

K워크숍 일기(2)

[브랜딩 워크숍, 여섯번째] 워크숍 참여 그룹은 가능한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한다는 대전제하에, 참석 가능한 일정에 따라 각팀에서 상당히 랜덤하게 초청하고 있다. 초기 구성에서 이미 많은 변동이 있었고, 매회 초대할 때마다 일정조정이 발생하고 있다. 막상 시작을 하고 보니, 결과적으로 워크숍 진행 자체 보다는 초대장을 만들고, 개별 연락을 하며 일정조정, 그리고 다시 연락, 질문지를 회수하고, 미응답에게 요청… 이런…

K워크숍 일기(1)

[브랜딩워크숍, 5번째] “우리 운송차량을 찍어 보내는 고객에게 포인트를 주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저희끼리 했었습니다.” 고객 리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현장운영팀의 픽업대장님(익명성을 위해 별칭을 사용 중이다)이 농담삼아 나온 아이디어라고 하시며 이야기해 주셨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새벽 배송 중인 차량을 찍어 보내기, 특정 번호나 보기 드문 대형운송 차량에는 더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 등 세세한 내용까지 있는…

파일럿 워크숍1, 자기반성

드디어 첫번째 파일럿 브랜딩 워크숍을 했다. 팀 리더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진행 담당인 나는 화두를 던졌을 뿐, 그들의 열띤 대화에 내가 오히려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자기반성이 되었다. 회사의 초기부터 함께 했던 리더들은 조직에 대한 기여도 만큼 애착도 강했다. 조직의 성장을 자신의 성장과 동일시하고 있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만큼 앞으로 기대하고 도전하고 싶은 열정도 넘쳤다. 특히, 조직원…

문화탐방보고서 <다른듯 닮은, 닮은듯 다른>

문화탐방보고서 <다른듯 닮은, 닮은듯 다른>은 개인의 리서치 방식에 대한 연구이자 그 방식을 탐방에 적용해 본 결과물이다. 대상을 관찰하고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직업인 내게 이번 여행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경험하는 주체로서의 여행자가 새로운 외부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었다. 낯선 문화에서 여행자는 각자에게 익숙한 문화와의 비교 관찰과 그것을 내재화시키는 의미부여 작업을 하게 된다. 이번 작업에서…

맛의 정박 定拍-碇泊

  다낭의 대형마트에서 음료 피오피(POP)광고 하나를 보았다. 여배우로 추정되는 녹색옷의 화려한 중년 여성이 인삼 음료수를 흔들고 있는데, 그것은 20세기 중반의 코카콜라 빈티지 광고이미지와 꼭 닮아 있었다. 음식은 한 민족의 역사, 환경, 생존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문화적 정수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 지리적으로 다양한 문화권의 영향을 받아온 베트남 식문화의 다양성과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끊임없이 소비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시장…

달려라, 엉겅퀴

오늘도 도로를 쌩-하니 달리고 있을 베트남의 그녀들을 응원하며 베트남을 바라보는 서구적이고 근대적인 시선은 대부분 ‘전쟁의 아픔과 승리’, 혹은 ‘새하얀 아오자이’로 상징되는 여성성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호찌민은 당시 천 년이 넘는 침략과 투쟁의 역사를 번복해온 숙명을 묵묵히 떠 안았고, 그 이후에는 민족 내부의 또 다른 갈등과 빈곤을 안고 전진하는 베트남의 민족성을 엉겅퀴로 비유했다고 한다. 그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