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고통의 분류

이사야서 50:4-51:8


고통을 배우고 그 정체를 알아가는 일이 나에게는 중요했다. 오랫동안 고통과 죄책감 속에서 헤매온 시간이 너무 길었고, 지금도 같은 지점에서 다시 당황하고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늘 그 고통 가운데에서 그것을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아등바등하였지만,
하나님 앞에서 끈질기게 싸워야 할 고통으로부터는 도망가고,
무시하고 귀를 닫고 갈길을 가야할 고통은 극복하려고 하고….
고통은 당장 해결하기 전에 먼저는 고통 자체를 이해하고 분별하는 것이 필요했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고통의 이해

(1) 외적 고통
깨어진 세상의 죄성과 구조적인 악으로 인해 발생하는 상황적 위기와 문제들
(가난, 재해, 비난, 오해, 증오, 폭력, 억압 등)

(2) 성장통, 엔트로피적 고통 (자기중심성에 대한 저항)
죄안에 있는 육신의 욕망에 저항하며 성령의 욕망을 따라 살기 위해 저항할 때에 발생하는 고통
하나님 닮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고통

(3) 내적 고통, 존재론적 고통
하나님을 모르거나, 알지만 의지하지 않아 발생하는 인간의 존재적 불안에서 비롯하는 고통

고통의 문제 접근방식

대개의 고통은 (1)(2)(3)번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있어 통틀어 괴로워하며 허덕이다 보면 당장의 고통을 덜 수 있는 방법을 해결방안으로 착각하기 쉽기 때문에 개미지옥처럼 더 빠져들거나 계속 같은 지점에서 멤돌게 된다. 모든 일이 그렇듯,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접근방식도 제대로 보이는 것 같다.

무엇보다,
자신을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안전한 공동체와 사람들이 있다면 (없다면 그런 사람들이 먼저 필요하다…!) 이 모든 고통 상태에 대해 가능한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그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식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해결과정에 있어서는 방점이 조금씩 다르다.
특히, 자신이 고통의 당사자일때도, 옆사람일때도 분별하여 접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욥의 친구들처럼, 병, 재해, 가족의 죽음, (2)번 고통 앞에서 상대방을 마치 죄인인 것처럼 (3)번의 관점에서 훈계를 하게 된다.

(1)의 고통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구제, 송사, 화해, 용서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조언하고, 필요하면 그 상태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2)의 고통에 대해서는“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스스로 그것을 극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3)의 고통에 대해서는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복음을 전하고,
알아도 의지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깨달을 수 있도록 알려줘야 한다.

천사의 말 한다해도, OO 없으면 ㅆㅅㄲ

그러나 이 세가지 고통의 문제 모두 근본적으로,
인격적인 태도로…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과 그것이 충분히 용납된 관계에서 기도하며 전심으로 함께 해야 한다.
마음으로든 행동으로든 상대방의 고통 속에 발은 안 담근채 존나 말만 잘하는 욥의 친구처럼은 되지 말아야지….!!!! (개인적으로 엘리후가 제일 짜증남.)

본질에서 단단해지기

마지막으로 이사야 말씀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것은,
(3)의 고통에 대해 근본적으로 단단해질 때
(1)과 (2)의 고통을 극복해가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반대로 (1)(2)의 상황들과 싸우고 돕고/도움 받고 버팅겨 가면서
하나님을 피부로 알아가게 되고, (3)의 존재적 불안에서 단단해져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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